본문 바로가기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 페이지로 이동하시겠습니까?

확인

서비스 준비중입니다.

2026 한국영상자료원의 선택

시네마테크 KOFA 기획전 & 디지털 복원 라인업

2026년 한국영상자료원의 선택
시네마테크 KOFA 기획전 & 디지털 복원 라인업


시네필이라면 붉은 말의 해에 더 부지런하게 움직여야 할 것 같다. 올해 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 KOFA 라인업이 공개됐다. 각 프로그래머에게 시네마테크 KOFA 기획전을 소개해달라고 요청했다. 일분 문학 작가들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 영화를 모은 ‘영화와 문학 3’부터 1980년대 대학 영화서클들의 작품을 모은 '영화서클', 지금 우리가 주목해야 할 베트남 영화, 세 명의 영화감독이 구축한 영화 세계를 한 자리에 모은 ‘감독X감독’ 등을 차례로 선보인다. 올해 시네마테크 KOFA 이용에 가이드가 되길 바란다. (편집자주)


 

시네마테크KOFA


재팬 파운데이션 무비 페스티벌 '영화와 문학3'

재팬 파운데이션 무비 페스티벌 ‘영화와 문학 3’
오성지(한국영상자료원)

처음 이 주제를 생각한 것은 당시 읽고 있던 책 때문이었다. 이런저런 이유로 일본 소설을 많이 읽던 중이었는데 특히 나쓰메 소세키의 자전적 소설 3부작을 내리읽고 있었다. 문학 전공도 아니고 특히 일본 문학에 대해서는 알려진 작가 작품 정도 읽는 수준이라 이런 말을 하면 외람되겠지만 나쓰메 소세키는 내게 왠지 홍상수 영화에 나오는 자기애 강한 지식인 남성으로 여겨졌었는데, 무언가 마음이 울려 그의 <마음>까지 찾아 읽고 있었다. “선생님은 언제나 조용했다. 어떨 때는 너무 조용해서 외로울 지경이었다”라는 구절에서 이치카와 콘의 <마음>의 모리 마사유키가 연기한 노부치 선생이 생각났다. 배신과 죄의식 속에서 근대를 맞이하는 개인, 지식인의 고뇌가 암울하게 전편에 깔리는 이 조용한 영화가 갑자기 너무 보고 싶었고, 덩달아 그가 출연한 하야시 후미코 원작의 <부운>도 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근대 일본 문학 작가들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 영화를 일본 국제교류기금에 제안했고 감사하게도 흔쾌히 수락해주셔서 2023년 ‘영화와 문학’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으로 16편을 상영한 후 작년에 같은 주제로 13편을 상영했고 올해 3번째로 12편을 준비하였다. 이전 기획전에서 일본 근대문학의 주요작을 원작으로 한 영화들을 많이 상영해서 이번에는 장편 서사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들을 골랐고 이 외에도 해외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와 특별히 얼마 전 작고하신 나카다이 다쓰야 배우님이 나온 영화들을 우선시했다.

언제나 기획을 시작할 때는 많은 영화가 리스트에 오르지만, 작품 수급 과정에서 여러 가지 이유로 리스트가 간소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나 보다. 나카다이 다쓰야 배우님의 <인간의 조건> 상영이 어렵게 된 게 안타깝지만, 다행히 구로사와 감독님의 영화들을 큰 스크린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 이번 기획전의 가장 큰 기쁨이다. 구로사와 감독님의 영화는 정말이지 꼭 극장에서 큰 스크린으로 감상해야 한다. 큰 화면을 가득 채운 그 구도는 정말이지 감탄사가 절로 나올 지경이고 <거미집의 성>이나 <란>에서 보여주는 그의 셰익스피어 작품의 탁월한 해석은 천국에서 셰익스피어 옹을 만나면 보시라고 추천하고 싶을 정도이다. 또한 미야모토 테루의 <흙탕물 강>을 원작으로 한 오구리 코헤이 감독의 데뷔작 <진흙강>은 그 흙탕물 강 깊은 곳에서 서서히 올라오는 슬픔이 아직은 맑은 눈으로 세상을 보는 소년의 마음까지 닿아 울게 만드는 영화이다.


   
 


영화서클 포스터

영화서클
황민진(한국영상자료원)

 
“영화는 아직도 우리의 무기인가?”1)

1991년,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필자가 80년대 대학 영화서클을 떠올리며 남긴 질문이다. 무기란 싸움을 전제로 하고, 싸움은 적을 상정한다는 점에서, 익명의 필자에게 80년대 영화서클의 선배들이 무기로 삼은 영화와 그들의 투쟁은 긴밀히 엮여 있는 것이었다.
영화의 위치가 점차 희미해져 가는 시대의 사람으로서, 그럼에도 영화에 대한 애정을 놓을 수 없는 관객으로서, 영화가 무기였던 시절이 궁금해지는 건 당연지사였다. 특히 제작 활동이 기록에 남아 있으나, 이후 수십 년간 상영되지 않아 소재를 알 수 없는 서클의 작품들로 그 궁금증이 향했다. 용기 내어 몇 없는 정보에 기대 연락을 돌려 보았지만 시간이 많이 흘러 아는 바가 없다는 답변들이 대부분이었다. 결국 동아리방을 기웃거리는 수상한 이를 반갑게 맞이해준 현 영화서클 학생들, 먼지 덮인 자료를 뒤져 옛 기억을 꺼내어준 영화서클의 졸업 선배들과, 프로그래머로 보직을 옮긴 이후에도 수집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함께해주고 열악한 필름들을 세심히 복원하고 귀한 자료를 내어준 동료들과의 시간이 쌓이고 쌓여 소중한 몇 작품들을 그러모을 수 있었다.

발견된 영화들은 예상했던 것보다도 훨씬 더 투박했다. 영화과의 번듯한 기재 없이, 교수의 지도도 없이 영화 만드는 법을 스스로 개척해야 했던 그들의 영화는 누군가의 말처럼 마치 영화사(史)의 발전 과정을 압축해 보여주는 듯했다. 8-90년대 청년영화인들이 ‘영화 운동’의 과정에서 저마다 ‘영화’에 방점을 찍기도, ‘운동’에 방점을 찍기도 했던 것과 같이, 80년대 대학 영화서클의 구성원들이 지향했던 운동의 방향성과 표현의 강도는 천차만별이었다. 단 하나의 공통점은 보는 이에게까지 번져오는 기백이었다.

이들은 ‘새로운 영화’, ‘열린 영화’, ‘작은 영화’, ‘민족영화’, ‘민중영화’의 목표를 일부분 달성하고 또 실패하는 과정에서 시대의 이상을 확인하는 유일한 방법은 행동하는 것뿐임을 작품으로 드러낸다. 영화를 통해 움직이고 말하고자 했던 이들이니만큼 그때의 영화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 싶었다. 35년 전의 질문에 대해 이들은, 관객들은 어떤 답을 떠올릴까.
 
ps. 서울대 얄라셩 영화연구회에 앞선 한국 최초의 대학 영화서클 작품인, 유현목 감독·동국대 영화예술연구회의 <해풍>(1949)
2)을 찾겠다는 야심, 지역 대학 영화서클의 작품들을 함께 상영하고자 했던 계획 등을 실현하지 못한 점이 마음에 남는다. 아쉬움을 동력으로 삼아 추후 보완된 기획과 연구를 다짐하며, 준비 과정에서 종종 꺼내어 본 사진과 함께 글을 마무리한다.

준비 과정에서 본 사진

 ▲ 80년대 후반 명지대학교 필름아트의 한 가입신청서(익명)
 

1) 저자미상, 「누에 칼럼」, 『제12회 누에영화제 『누에』와 『이화인』과의 만남』, 1991.9.21., 17쪽.
2) 東大七十年史編纂委員會, 『東大七十年史』, 동국대학교 출판부, 1976, 555~559쪽.; 정재형, 「최초의 학생영화는 유현목 감독의 〈해풍(海風)〉」, 『스크린』 28호, ㈜창인사, 1986.6., 280쪽.

 

 

<노란누에고치껍데기속> 스틸

베트남, 전환기의 신체: 운동성, 명상, 기록
박세호(한국영상자료원)

 
올해는 베트남이다. 국내에 비교적 덜 알려진 ‘아시아’ 영화들을 소개해 왔다. 작년에 스리랑카, 재작년에 필리핀. 물론 기획전의 접근 방식은 매번 달랐다. 필리핀 때는 LVN이라는 제작사 하나만을 붙들었고, 스리랑카는 욕심을 내어 더 넓게 보여주려다가 결국 제대로 소개하지 못한 채 끝난 것 같아 마음에 빚이 남았다. 이번 베트남 기획전은 앞선 두 번과 달리 최근의 영화들로만 꾸리기로 결정했다. 1975년 종전, 1986년 도이머이 이후의 변화는 베트남 사회와 영화의 굵직한 분기로 자주 언급된다. 그리고 1993년 트란 안 홍(Tran Anh Hung)의 <그린 파파야 향기>(1993)가 칸 국제영화제 황금카메라상(Caméra d’Or)을 수상하며 베트남 영화의 이름을 세계에 각인시킨 일도 잘 알려져 있다. 다만 당 낫 민(Dang Nhat Minh)의 <강가의 소녀>(1987)처럼, 전후 베트남의 사회적 감각을 다른 결로 붙잡은 작품들 또한 이 흐름을 이야기할 때 함께 떠올릴 만하다.

다만 이번 기획전은 그런 ‘중요한 이정표’를 차례로 정리하는 자리가 아니다. 한 편의 결락이 전체 균형을 무너뜨리기도 하고, 보존·디지털화 조건이 고르지 않은 작품을 상영하는 데에는 늘 현실적인 리스크가 따른다. 무엇보다 지금의 나와 관객에게 더 필요한 것은 전체 지형도를 다시 그리는 일보다, 지금의 영화들이 무엇을 어떻게 찍고 있는지를 붙잡는 일이라고 느꼈다. 그래서 이번에는 베트남의 동시대 영화, 그중에서도 흔히 ‘작가영화’로 분류되는 작품들에 집중하기로 한다. 이 선택을 뒷받침하는 가장 분명한 징후 중 하나는, 최근 몇 년 사이 주요 국제영화제에서 베트남 신작들이 꾸준히 주목받아 왔다는 사실이다. 그 흐름을 강하게 가시화한 사건으로는 팜 티엔 안(Pham Thien An)의 <노란 누에고치 껍데기 속>(2023)을 꼽을 수 있다. 이 작품은 2023년 칸에서 황금카메라상을 수상하며 동시대 베트남 영화에 다시 시선을 모이게 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수상’ 그 자체가 아니라, 영화가 변화를 붙잡는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여기서 ‘전환기’라는 말은 무엇인가가 단번에 바뀌었다는 선언이 아니다. 전쟁의 기억이 지워진 것이 아니라, 전쟁이 기저음(基底音)처럼 남아 있는 상태에서 일상의 감정이 다른 속도로 바뀌고 있다. 그리고 도시화와 이동, 불안정한 노동이 만든 이 변화는 사건의 결론으로 설명되기보다, 이미지와 소리의 배치, 편집의 리듬 같은 형식으로 먼저 감지된다. 그래서 이 변화는 ‘빈곤’이나 ‘이동’ 같은 주제를 나열하는 방식으로만 드러나지 않는다. 영화들은 그 경험을 인물의 몸과 공간, 그리고 시간의 감각으로 붙잡는다. 예컨대 <허공 속에 나부끼다>(2014)는 원치 않는 임신 이후 젊은 커플이 낙태 비용을 마련하려 애쓰는 시간을 따라가며, 생존의 압박이 관계와 선택을 어떻게 비틀어 놓는지 응시한다. <노란 누에고치 껍데기 속>은 형수의 죽음 이후 조카를 데리고 고향으로 향하는 남자의 여정 속에서, 종교·기억·시간이 한데 얽히는 감각을 길게 펼쳐 보인다. <쿨리는 울지 않는다>(2024)는 조카의 결혼 준비가 진행되는 시간에, 한 인물이 오래된 상실의 층을 다시 만지게 되는 과정을 따라가며 현재의 일상과 과거의 기억이 어떻게 겹쳐지는지 섬세하게 드러낸다.

<맛>(Taste, 2021)은 사건을 앞세우기보다 신체의 배열과 생활의 리듬이 영화의 중심에 놓이는 작품이다. 이 영화가 베를린영화제 Encounters 부문에서 Special Jury Prize를 받은 사실은 확인된다. 또한 노골적 누드/성적 표현 등을 이유로 베트남에서 상영 금지 결정을 받았다고 한다. <비엣과 남>(2024)은 광부인 동성 커플의 사랑과 함께 전사자의 유해를 찾는 일을 병치하며, 떠나고 싶은 욕망과 남겨진 기억을 땅속의 어둠처럼 겹쳐 놓는다. 이 작품 역시 베트남 내 공개를 둘러싸고 검열/상영 불허 논란이 이어졌다. 이외에도 응우옌 트린 티(Nguyen Trinh Thi)의 비디오 에세이 <제5영화>(2018), 지엠 하레(Ha Le Diem)의 장편 다큐멘터리 <안개 속의 아이들>(2021) 등을 포함해, 이번 기획전은 베트남 동시대 영화의 스펙트럼을 10편 안팎으로 짚어보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이번에 소개하는 감독들 다수는 이제 첫 장편 영화 또는 두 번째 작품을 막 내놓은 단계다. 그러니까 이 기획전은 “이것이 지금의 베트남 영화의 감각입니다!”라고 웅변하는 자리가 아니라, ‘지금’이라는 전환기에서 막 떠오르는 감각을 함께 살펴보는 자리에 가깝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큰 기쁨 중 하나가 변화하는 작가의 세계를 초기에 발견하고, 그 흐름을 꾸준히 따라가며 작품의 낙차를 경험하는 일이 아닐까. 이번 기회가 새로운 작가를 발견하는 경험이 되길 바란다.


 

 

 
 
감독X감독
최영진(한국영상자료원)

올해의 ‘감독 x 감독’ 시리즈 기획전은 서로 다른 개성을 지니면서도 깊이 맞물려 있는 세 명의 영화감독이 구축한 영화 세계들을 한자리에 모은다. 이들의 대표작 전반을 가로지르는 공통된 관심사는 늘 그림자 속에서 살아가는 아웃사이더들이다. 그들이 지나가는 공간은 위협적이면서도 묘하게 매혹적이라 그 풍경은 곧 인물의 내면을 비추는 또 하나의 얼굴이 된다. 그들의 일상은 정교한 시선으로 관찰되며, 그 과정에서 행동은 습관을 넘어 하나의 의식처럼 격상된다. 이러한 표면 아래에는 인간을 형성하는 원초적 힘에 대한 공통된 탐구가 자리하고 있다. 그 결과, 치밀한 디테일과 오페라적인 강도가 교차하며 이야기는 신화로 확장되며 탁월한 질감의 영화 세계가 펼쳐진다.

 

 

디지털 복원


이조여인 잔혹사
<이조 여인 잔혹사>부터 <춘향뎐> <춘향전>까지 
조해원(한국영상자료원)
 
영화 한 편이 다시 관객 앞에 서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필름에 남은 흔적을 세심하게 살피고, 손상된 소리와 이미지를 하나씩 복원하며, 영화가 처음 만들어졌을 당시의 감각을 오늘의 화면 위로 옮기는 일은 단순한 기술 작업에 그치지 않는다. 디지털 복원은 과거의 영화를 현재의 언어로 다시 들려주는 과정이며, 동시에 다음 세대를 위한 기록을 남기는 일이다. 2026년 한국영상자료원이 추진하는 주요 디지털 복원 작업은 이러한 복원의 의미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故 신상옥 감독의 <이조 여인 잔혹사>(1969)는 감독 서거 20주기를 기념하고 국제 영화제 출품을 목표로 진행되는 복원 작업이다. 이 작품은 1960년대 한국영화가 지녔던 에너지와 실험성을 오늘의 관객에게 온전히 전달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일부 필름이 유실(출가외인)되어 결권 상태이지만, 옴니버스 형식으로 제작된 영화의 특성상 나머지 세 개(여필중부, 칠거지악, 금중비색)의 에피소드는 복원이 가능한 상태다. 화면과 음향을 정리하고 당시의 색감을 최대한 살려내는 과정을 거쳐, 국제 상영 환경에 적합한 디지털 마스터가 제작될 예정이다. 이는 오래된 영화를 ‘보존된 과거’로 남겨두는 데서 나아가, 지금 이 순간에도 살아 숨 쉬는 영화로 다시 만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춘향뎐>(2000)
▲ <춘향뎐>(2000)

 2026년에는 남북에서 각각 제작된 <춘향전>을 소재로 한 두 편의 영화가 동시에 복원된다. 먼저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2000)은 블루레이 출시를 목표로 한 디지털 복원이 진행된다. 이 작품은 한국 영화 최초로 프랑스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영화로, 국내용과 해외용 필름 간 편집 버전의 차이를 고려한 정밀한 복원 작업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2018년 자료원에서 1차 디지털화가 진행된 바 있으나, 이번 복원에서는 2026년 기준의 색공간을 적용한 색재현 개선과 훼손된 화면 복원이 추가된다. 또한 여러 종류의 필름이 사용된 만큼, 화면 질감의 차이를 최소화하는 데 중점을 두어 최종 복원을 완성할 계획이다.

윤용규 감독의 <춘향전>(1959)은 그 출발부터 특별하다. 이 작품은 폴란드 필름아카이브에 보관되어 있던 필름을 발굴해, 현지에서 어렵게 디지털 스캔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복원이 시작된다. 북한 영화이지만 국경을 넘어 이루어지는 복원 작업을 통해 영화 유산이 다시 연결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발굴된 필름이 촬영 원본이 아닌 영사용 프린트필름으로 폴란드어 자막이 포함되어 있고 화면과 음향 상태 역시 양호하지 않아 완전한 복원에 이르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외에 흩어져 있던 자료를 찾아내고 디지털 기록으로 남긴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는 분단의 역사 속에서 단절되었던 한반도 영화사의 한 장면을 다시 불러오는 작업이기도 하다.

서로 다른 시대와 조건에서 제작된 이 세 편의 영화는 디지털 복원이라는 공통의 과정을 통해 오늘의 관객과 다시 만난다. 국제 영화제 출품을 위한 복원, 새로운 매체 환경을 고려한 복원, 해외 아카이브와의 협력을 통한 복원에 이르기까지, 2026년 디지털 복원 대상작들은 한국 고전 영화를 과거에 머물게 하지 않고 현재와 미래로 이어주는 중추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