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한 과거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탈영병 장은 안개에 휩싸인 항구 도시 르아브르에 도착한다. 그곳에서 그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벗어날 수 없는 젊은 여성 넬리를 만나고, 두 사람은 다른 삶에 대한 희미한 희망 속에서 서로에게 이끌린다. 폭력과 의심, 그리고 설명할 수 없는 갈망이 이들을 둘러싼 가운데, 짧은 사랑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의 무게 아래에서 전개된다. 프랑스 시적 리얼리즘을 대표하는 걸작인 <안개 낀 부두>는 꿈과 절망 사이에 놓인 세계를 섬세하게 포착한다. 마르셀 카르네의 분위기 있는 연출과 자크 프레베르의 시적인 각본은 일상의 공간을 욕망과 환멸의 풍경으로 탈바꿈시킨다. 영화가 품은 숙명론적 정조와 시각적 스타일은 이후 영화 누아르의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