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미국으로 떠났던 상옥(이혜영)은 한국으로 돌아와 동생 집에 머물고 있다. 한 영화감독(권해효)이 그녀에게 영화 출연을 제안하고 몇 번의 사양 뒤에 그 감독을 만나러 간다. 홍상수 감독의 26번째 영화로 이혜영 배우가 홍상수 감독 영화에 처음 출연하였다. 홍상수 감독은 연출 외에도 각본, 카메라, 편집을 담당하여 2021 칸영화제 칸 프리미어에 초청되었다.
"얼굴 앞을 보기를 소망하는 상옥의 상태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보는 가장 좋은 관객의 태도를 보여주는 것 같다. 상옥은 홍사우 영화 속 다른 어떤 인물보다 무언가를 제대로 보려고 하는 인물이다. 무엇보다 상옥은 관객에게 보이는 얼굴로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를 보는 얼굴로 존재한다. 첫 장면의 장소와 상황은 마지막 장면에서 고스란히 반복된다. 여전히 정옥은 잠들어 있고, 상옥은 깨어 있다. 상옥이 정옥의 손을 가만히 터치하는데 정옥은 깨어나지 않은 채 뒤척여 카메라로부터 고개를 돌린 채 눕는다. 상옥은 정옥의 얼굴이 보이는 곳으로 자리를 옮긴 뒤 그의 잠든 얼굴을 향해 속으로 다정히 말을 건다. 그 순간 상옥에게는 정옥의 얼굴만이 스크린이자, 영화다. 홍상수 감독은 영화의 존재를 지탱하는 배우에 대한 탐색을 넘어 도처에 존재하는 영화 아닌 영화의 조건들과 영화가 존재하지 않는 곳에서 인간이 어떻게 이미 영화를 사는지를 보여준다."(김소희, 씨네 21, 2021.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