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독인 구경남(김태우)은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의 심사위원으로 초청된다. 우연히 과거 절친이었던 부상용을 만나 그의 집에서 술자리를 갖던 중 상용의 아내 유신(정유미) 때문에 묘한 분위기가 형성되고 다음 날 오해를 사 도망치듯 제천을 떠난다. 이후 그는 특강 차 제주도를 찾고 그곳에서 선배 양천수를 만나 그의 집을 방문하게 되는데, 천수의 아내가 과거 자신이 사랑했던 고순(고현정)임을 알게 된다. 홍상수감독의 두 번째 디지털 장편이 이 영화는 명성은 높지만 실속없는 예술영화 감독 구경남의 심리적 방황을 두 개의 에피소드로 나누어 들려준다.
"홍 감독님 영화는 찍으러 갈 땐 편하고 찍고 나면 세배는 더 피곤하다. 원신 원컷이 대부분인데, 누구든 무엇이든 상태가 안 좋으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다. 또 감독님 특성이 그렇다. “매번 새롭게, 진짜처럼, 앞의 장면 잊어버려.”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는 작업이다. 또 대사가 없는 장면은 편할 거 같지만, 절대 아니다. (웃음) 공현희와 오정희가 감정싸움 벌이는 술자리 찍을 때도 난 대사가 없으니까 겉으로야 “야 오늘 노났다, 술먹고 놀다 가야지” 하지만 머릿속은 진짜 복잡해졌다. 카메라는 정면에 있고, 날 여자들 사이에 딱 앉혀두고 있으니, 여자들 사이의 말싸움에서 표정과 리액션을 해줘야 하는데 이게 또 장난이 아니다. 대사가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문제다." (김태우, '배우 7인이 말하는 홍상수 혹은 <잘 알지도 못하면서>, 씨네21 인터뷰, 2009.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