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민주화운동 기념 특별 상영: 기억의 계승과 시선의 확장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맞이하여 1996년 장편 극영화 <꽃잎>(장선우)과 2020년 한국영상자료원이 시청각 프로젝트(Audio-Visual Project)로 기획·제작한 <둥글고 둥글게>(장민승)를 특별 상영한다. 1980년 오월의 광주에서 벌어진 국가 폭력의 비극을 응시하며, 시대의 상흔을 예술적 언어로 승화시킨 두 세대의 작품을 통해 역사의 현재적 의미를 되새기고자 한다.
<꽃잎>은 5·18 민주화 운동을 본격적으로 다룬 초기 한국 영화의 기념비적 작품이다. 제작 당시 수많은 광주 시민들이 직접 보조 출연자로 참여하여 항쟁의 현장을 재현하는 등, 지역 사회의 지지와 연대를 통해 역사적 진실을 기록하고자 했다는 점에서 독보적인 가치를 지닌다. 영화는 생존자가 겪는 심리적 트라우마를 파격적인 영상과 상징적인 연출로 담아내며 당대 한국 영화사에 깊은 인장을 남겼다. <둥글고 둥글게>는 한국영상자료원이 5·18 40주년을 기념하여 제작한 논픽션 시청각 프로젝트이다. 방대한 아카이브 영상과 사진, 정교하게 설계된 사운드를 통해 서사 중심의 극영화가 도달하지 못한 역사의 이면을 감각적으로 재구성한다. 특히 이 작품은 <꽃잎>의 장선우 감독과 부자(父子) 관계인 장민승 감독이 연출을 맡아, 앞선 세대의 처절한 증언을 다음 세대의 관조적이고도 깊이 있는 미학으로 이어받으며 세대를 관통하는 시선의 확장을 보여준다.
역사는 고정된 과거가 아니라 끊임없이 현재와 대화하며 나아가는 힘이다. 상영 후에는 장선우 감독과 장민승 감독이 함께하는 관객과의 대화(GV)를 통해 두 시대의 예술적 고민을 직접 나누는 자리를 마련한다. 30여 년의 시차를 둔 두 감독의 시선을 교차하는 이번 특별 상영이 한 시대의 슬픔을 애도하는 자리를 넘어, 미해결된 역사적 과제를 풀어갈 예술적 원동력을 확인하는 값진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
관객과의 대화
일시: 5월 16일 <둥글고 둥글게> 상영 후
참석자: 장선우 감독, 장민승 감독, 채희숙 동의대학교 영화트랜스미디어연구소 전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