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서울역>은 <부산행>의 프리퀄이다. 서울역 주변에서 살아가는 노숙자들 사이에서 좀비가 나타난다. 돌아갈 곳이 없는 노숙자들이 좀비에게 쫓기고, 좀비를 피해 도망가던 일반인들은 경찰에게 가로막힌다. <서울역>에서 좀비와 노숙자와 일반인은 잘 구분되지 않는다. 경찰이 보기에는 다 같은 폭도이고 시위대다. 좀비와 경찰에게 모두 쫓기는 그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폭력적인 공권력에 휘둘리는 시민 같기도 하다. 좀비에게서 도망치던 혜선은 돌아갈 집이 없다. 안전한 사회가 없고, 따뜻하게 감싸주는 가정이 없다. 남자친구도, 아버지도 모두 거짓이다. 좀비는 커뮤니케이션이 불가능한 폭력을 은유하는 동시에 가야 할 방향을 모른 채 방황하며 휩쓸리는 대중을 투사한다. 좀비와 노숙자와 혜선의 거리는 그리 멀지 않다. 연상호의 치열한 사실주의로 그려낸 좀비 애니메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