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연출가 폴 그로브즈(피터 폰다)는 이혼의 상실감 속에서 생애 첫 환각 체험을 감행한다. 그는 약물이 자신의 내면을 더 깊이 들여다보게 해줄 것이라 믿고, 딜러 맥스(데니스 호퍼)를 통해 구한 약을 친구이자 가이드인 존(브루스 던)이 지켜보는 가운데 복용한다. 통제된 체험으로 시작된 이 시도는 곧 불안과 환희, 성적 환상과 죽음의 공포가 뒤섞인 이미지의 소용돌이로 번져나가고, 폴은 로스앤젤레스의 거리와 낯선 공간들을 떠돌며 자신의 의식이 무너져내리는 과정을 겪는다.
잭 니콜슨이 각본을 쓰고 로저 코먼이 연출한 <환각특급>은 훗날 <이지 라이더>로 이어질 피터 폰다, 데니스 호퍼, 잭 니콜슨의 협업을 이어준 흥미로운 작품이다. 영문 제목 ‘The Trip’이 암시하듯 영화는 약물이 촉발하는 황홀과 공포의 감각을 만화경 같은 색채, 이중 노출, 파격적인 편집으로 시각화하며 1960년대 사이키델릭 영화가 구현하고자 했던 트립의 체험을 스크린 위에 성공적으로 옮겨 담았다. 그런 점에서 <환각특급>은 반문화의 감각적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시대적 유물이자, 인상적인 탐험이라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