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아침, 면도를 하던 이름 없는 샐러리맨(타구치 토모로오)은 얼굴에 돋아난 금속 가시를 발견한다. 이는 단순한 이상 징후가 아니라, 자신과 연인이 차로 치고 은폐했던 금속 페티시스트(츠카모토 신야)가 다시 그의 삶에 침입했음을 알리는 신호다. 이후 그의 몸 곳곳에서는 녹슨 나사와 유선이 돋아나고, 연인과의 관계마저 파괴된다. 마침내 그의 성기는 거대한 드릴로 변모하고, 금속으로 잠식당한 샐러리맨은 자신을 변형으로 몰아넣은 금속 페티시스트와 조우한다. 두 존재는 충돌 끝에 결국 하나의 거대한 철제 괴물로 융합되어, 도시 전체를 금속으로 뒤덮이려 한다.
츠카모토 신야 감독의 <철남>은 인체의 유기적 조직이 산업 문명의 폐기물과 결합해 가는 과정을 16mm 흑백 필름의 거친 입자와 스톱모션, 과격한 편집의 리듬으로 밀어붙인다. 신체는 보호되어야 할 유기체가 아니다. 금속과 마찰을 일으키며 비명을 지르는 하나의 물질이자, 기계에 강제로 편입되는 접속의 장이다. 이 작품은 '접속' 섹션에서 가장 원초적이고 폭력적인 충격을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