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소한 모리스 포제가 옛 동료 질베르를 찾아가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범죄 세계의 암묵적 규율 속에서 누가 '밀고자'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은 의심과 배신을 낳고, 인물들은 서로를 경계하며 파멸을 향해 나아간다. 우정과 의리가 교차하는 암흑가의 세계는 한순간의 오해와 선택으로 균열을 드러낸다.
장 피에르 멜빌의 <밀고자>는 범죄영화의 관습을 해체하며 신뢰와 배신의 아이러니를 정교하게 직조한 작품이다. 절제된 연출과 건조한 대사, 어둠과 빛의 대비가 돋보이는 화면은 인물들의 심리를 냉혹하게 응시한다. 특히 장 폴 벨몽도의 존재감은 멜빌이 구축한 느와르적 우주를 상징적으로 구현하며, 이후 그의 필모그래피를 관통하는 '고독한 남성'의 원형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