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영화감독이었던 성준(유준상)은 북촌에 사는 선배 영호(김상중)를 만나러 서울에 온다. 영호는 소설이란 술집으로 그를 초대하고, 술집에 들어선 성준은 낯선 그곳의 주인을 보고 자신의 옛 여자와 무척이나 닮았다고 생각한다. 다음 날, 영호와 만난 성준은 전직 배우와 술을 마시고 여기에 여교수가 합류해 네 사람은 다시 소설을 찾는다. 반복과 서사적 시간, 그리고 캐스팅의 층위를 과감하게 변주하는 부뉴엘적인 흑백 실험영화인 이 작품은,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홍상수 영화의 주제의식과 형식적 전략을 집약적으로 드러낸다.
"- <오! 수정>에 이어 두 번째 흑백영화다. 흑백으로 가자는 결단은 어느 시점에 어떻게 내려졌나.
= 편집하는 도중에 한번 흑백으로 바꿔보았는데 딱 맞는 느낌이 들어서 김형구 촬영감독에게 양해를 구했다. 여러 차례 함께 작업해본 터라 내 방식을 이해해준다. (웃음) 단순하게 눌러주는 느낌도 있고…. <오! 수정>도 그랬지만 내가 약간 겨울을, 특히 서울의 겨울을 흑백으로 볼 때 더 예쁘게 보는 면이 있나보다. " (김혜리, "영화는 언어적인 속박을 벗어나 어딘가로 가보려는 일" : <북촌방향> 개봉 앞둔 홍상수 감독 인터뷰, 씨네 21, 2011.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