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룩(Ruc)’ 부족의 터전이었던 동굴에서 태어난 노인 카오 티 하우는 갓 태어난 손녀를 돌보기 위해 호찌민을 찾는다. 그녀는 숲에서 따온 약초로 아이를 씻기고 오래된 설화를 들려주며 일상을 보낸다. 한편 고향에서는 종이의 원료가 되는 아카시아 벌목 철이 돌아오고, 그녀는 가족의 생계를 위해 자신의 머리카락을 장사꾼에게 팔았던 기억을 회상한다.
쯔엉 민 퀴와 니콜라스 그로 감독이 공동으로 연출한 다큐멘터리인 <머리카락, 종이, 물...>은 룩 부족의 언어와 그들의 삶의 감각을 이미지와 소리로 붙잡는 영화이다. 화면 위에 자막으로 병치한 룩 부족의 언어, 16mm 보렉스 카메라의 물리적 소음, 숲의 소리, 할머니의 구술을 엮어 언어가 소리이자 물질로 남는 방식을 탐구한다. 영화는 아카시아가 종이가 되고, 머리카락이 화폐가 되고, 물이 동굴과 도시를 오가는 흐름속에서 사라져가는 세계를 단순히 보존하려 한다기보다 지금-여기로 연장하고자 한다. 2025년 로카르노 영화제 '현재의 감독들' 경쟁부문 최고상을 수상했다.
[관객과의 대화]
- 2월 27일(금) 19:00 <머리카락, 종이, 물...> 상영 후 츠엉민퀴 감독, 박성호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 관객과의 대화는 온라인 ZOOM으로 진행됩니다. 영어->한국어 순차 통역을 제공할 예정입니다.